Under Sky of Name Called the Sun

청평사 가는 길 - 그 아홉번째 이야기

Homme-Fatale 2003. 12. 3. 20:44
728x90

헉...헉...헉...

한번..

두번....

세번.....

.....

내가 내쉬는 숨 하나하나

입김이 묻어나온다.

휴.......

긴 숨 그 하나에도

입김이 묻어나온다.

집안가득 맛나는 냄새가 난다.

초록색 모자를 눌러쓴 녀석이 밥을 짓나보다.

초록 모자를 눌러쓴 녀석이 내쉬는 입가에도 입김이 서린다.

앗!

아니구나..

그 녀석은 추웠던 모양이다.

호~~~~~~....

호~~~~~~......

입김으로 손을 녹이는 모습이다.

사뭇 그 모습은 진지해 보인다.

그 녀석이 오랜시간 앉아있었던것으로 추정되는 자리곁에는

한껏 쌓아놓은 땔감들이 올라서있었다.

부지런히 태워서 입김을 낸다.

호~~~~~~.........

씩씩하게 뿜어내는 숨내음을 보니,

올겨울, 그리고, 그 다음 겨울도 잘 날 것 같다.

한켠에서는 잘 못 맡았는 줄 알았던 냄새들이 피어오른다.

돌아가신 할메 생각이 난다.

딱 내가 고3때 돌아가셨다.

할메 돌아가시는 걸 보지도 못했다.

지금

할메는 파란모자를 눌러쓴 녀석 안에 들어가

밥을 짓고 계실텐데...

나는 또,

아궁이 불을 꺼먹어버렸다.

할메에게

엄청난 꾸지람을 들었다.

휴우...

꾸지람을 들을뻔했다.

했었다.

다행히 내가 불씨를 살려냈다.

대략 10년의 수명이 내 안에 있다가 밖에 잠깐 외출하고 들어온 기분이다.

휴우....

아궁이에 죽어라 불었던 덕으로

내 얼굴은 새까맣다.

흐흐흐...

나는 서울 촌놈이다.

아..

깨구락지 잡아다가 연탄불에 구워먹고 싶다.

나의 소실적 여름은

그랬다.

개굴..개굴...

by 비를 사랑하는 소금인형

비 와 연 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