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Sky of Name Called the Sun

청평사 가는 길 - 그 일곱번째 이야기

Homme-Fatale 2003. 12.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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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기슭에 고드름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깡총깡총 뛰어 산 기슭을 올랐습니다.

(롱 코트요? 그건 제 가방속에 쏘옥 넣어놨습니다. 낙엽 그만 쓸어담으려구요. /다소곳/)

내려올때요?

저..죽을뻔 했습니다. /헤롱헤롱/

하마터면, 저승사자 앞에서 재롱떨면서 놀뻔했습니다.

살았습니다. 정말 정말... 아찔 했습니다. 그래서 또, 깡총깡총 뛰었습니다.

살았다면서... /영구/

산 머리에서

하나..

두울...

그렇게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냥 떨어져버리기에는 그 물방울이 너무 작아

혼자 떨어지기에는 너무 버겁습니다.

친구들을 불렀습니다.

위에서 하나 둘 친구들이 내려옵니다.

''영차~''

이제 물방운은 처음의 물방울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몸집이 커져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합니다.

''휘이잉~''

아까부터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그제서야 물방울의 귀에도 들렸습니다.

하나둘 자신의 몸에 붙은 줄 알았던 물방울은 그제서야 눈치를 챘습니다.

나와 함께 하려던 동료 물방울들이 그만 동장군의 호흡으로 꽁꽁 얼어버린 거였습니다.

"흥~! 내가 질줄 알아?"

"얘들아~ 얘들아~ 어서어서 나좀 도와줘~"

물방울의 부르는 소리에 바위 위에서 돌던 물방울들이 하나둘 다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어서와서 나좀 도와줘~"

"응~ 지금 부지런히 가고 있어"

물방울은 기뻤습니다.

드디어 이 바위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그리고, 떨어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이제 이정도면 되겠지?''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모두, 동장군의 입김에 하나 둘 얼어려린 거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물방울은 자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처음, 작았던 자신의 모습이 어느새인가 길다란 물방울이 되어있었던 겁니다.

내가 돌아봤던 그 뒤의 동료 물방울들은 이미 얼음이 되어버린 동료 물방울들이였던겁니다.

앞을 쳐다봤을때, 이미 나보다 한참뒤에 떠났던 수많은 물방울 친구들이 자신보다 한참 앞에

기다란 모습으로 얼어있던 거였습니다.

아무리 달리고 싶어도..

아무리 열심히 아니라 우겨도...

시간이란

물방울들 앞에

그렇게

하나 둘

또, 하나 둘

우리는 나이라는 것을 먹어가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내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이해 할 수 없는 그 모습까지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야합니다.

너무도 빨리 변해가는 세상앞에서 말입니다.

by 비를 사랑하는 소금인형

비 와 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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