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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나무가 곱게 화장을 시도했다.
"이크크..."
꿈틀한다....
화장이 어색했는가보다.
질끈...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본다.
가지만 남은 녀석들이마구 놀려댄다.
"녹색~ 괴물이래요~ 녹색~ 괴물이래요~"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게 부끄러움이 많다.
한번 몸을 움츠린다.
달라붙어있던 화장(雪)이 잠시 (눈의 무개로..)흔들린다.
처음에는 놀려대던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이내 부끄러움을 감추질 못한다.
"와~~~~ 쟤봐~ 쟤봐~"
어느덧 깊어지는 눈발에 사철나무의 화장끼는 더욱 깊어져 어수룩하게 느껴졌던 사철나무의 변신은 쌓이고, 쌓이는 눈속에 빛의 색까지 훔쳐가는 듯반짝거리며, 부끄러움에 떨고있다.
아무도 사철나무를 놀려대지 못한다.
눈의 요정으로 변해버린 사철나무를 아무도 놀려대거나 하지 않는다.
요정이 되어버린 녹색(綠色)의 사철나무는 그렇게 그 아름다움을 뽑내어 본다.
하지만.. 왠지.. 부끄럽다....
by 비를 사랑하는 소금인형
비 와 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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