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장에 홀로 서 있었다.
이 시간대면 언제나 마지막 배를 타기위해 줄을 서있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어김없이 나는 그런것들을 무시했다. 기꺼이 무시해줬다.
이곳에 와서까지 시간이란 귀신에게 쫓기긴 정말 싫었다.
참으로 신기하다.
분명 올라갈때는 못봤다.
내려오는 길에 보였다.
왜그럴까?
발이 달려서 내가 올라갈때는 어딘가에 꼬옥~ 숨었다가, 내가 내려올때, 빼~꼼~ 하고 얼굴을 드리워낼리 만무하지않은가?!
긁적....
아마...
올라갈때는 들떠있어서 넓은 시야로 바라보지 못했을 것이다.
청평사로 올랐고, 그 오름의 끝을 보고 나서, 목표를 상실(상실이란 단어는 절대 어울리지 않지만, 뜻을 전달할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관계로...)해서일까?
한 척의 배가 보인다.
슬퍼보이는 얼굴을 하고있다.
바다로 나가고 싶은 모양이다.
아니, 바다로 나가서 죽게해달라고 애원하는 표정을 분명 보였다.
''날, 날.....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보내줘~ 난, 그곳에서 잠들고 싶어....''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나 되었을까?
아주 오래 되었을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 채의 초가집이 있다.
그 집은 너무도 허름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보인다.
그곳에는 사람이 산다.
그 초가집은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오래 비와 바람을 막아주었다.
난데없이 로또인지 뭔지에 당첨되었다며 집주인이 서울로 이사를 갔다.
그때부터 초가집은 하나둘씩 지붕이며, 기둥이며 조금씩 떨어져갔다.
그리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아 초가집은 결국 무너져버렸다.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은 "죽을 뻔 했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주인이 놓고 간 저 배에는 이제 노귀(老鬼)만이 배를 지키고 있다.
그 노귀는 주인의 배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였으리라....
물 위로 놓아주고 싶었다.
놓아 줄 수만 있다면....
by 비를 사랑하는 소금인형
비 와 연 인
'Under Sky of Name Called the Su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첫시작의 발자욱.... 충주호... (1) | 2004.05.26 |
---|---|
2003년 12월 첫눈이 내리던 날 (9) | 2003.12.14 |
청평사 가는 길 - 그 열한번째 이야기 (5) | 2003.12.03 |
청평사 가는 길 - 그 열번째 이야기 (7) | 2003.12.03 |
청평사 가는 길 - 그 아홉번째 이야기 (9) | 2003.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