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title 49

눈길 밟기

눈은 비와는 다르게 비교적 뚜렸한 흔적을 남기곤 한다.그것은 발자국으로 대표적인 이름을 띤다.세상이 하이얀 눈으로 덮혀진 땅위에 아무도 남기지 않은 발자국을 남기다는 것은 신세계를 밟는다는 의미이기도한 동시에 그것은 곧 파괴이기도 하다.내가 눈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중 하나는눈은 때 타기 너무도 좋기때문이다.내가 좋아하는 흰색을 가진 눈은흰색을 띄였기 때문에 때 타기 쉽다는 것이고, 이는 그 때로 부터 보호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하다.사랑했던 여자가 있었다.그녀는 언뜻보기에 색조차 갖지 않은 투명함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나를 만나고, 구체적인 흰색을 띠기 시작했고, 그 색은 나로인해 바뀌어져 갔다.이런 이유로 나는 흰색을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 양면적 감정을 갖게되었던 이유중 하나가 된다.흰..

No title 2004.01.04

노송과 모자상

내가 보는데로...내가 느끼는데로...그렇게 찍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내가 찍는 사진이 마치 숨을 쉬고 있는 것같은 느낌을 담을 수 있게 하면.....욕심이다..욕심...눈길가는데로...손길가이는데로...그냥, 누르면 그걸로 족하다.꿈은 나를 변하게 만들지만, 욕심은 끝없음에 나를 빠지게 한다.석상의 이름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언제부터 저곳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늙은 나무 - 노송(老松)으로 보이는 - 곁에 모(母)자(子)로 보이는 석상(石像)이 유독 내 눈에서 벗어나질 않는다.노송은 차가운 바람과 눈으로 부터 모자상을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바닥은 눈들로 가득하다.눈으로 바닥은 덮여져있다.그러나 유독 모자상이 있는 부분은 그런 차가운 바람과 시린 눈의 손을 뻗지 못한듯 하다.사람이 만든것이니, ..

No title 2004.01.04

눈 꽃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실 중 하나가내가 눈을 무척이나 싫어한다는 것이다.허나, 아는 사람은 알고,또,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실 중 하나가나 또한 눈을 좋아한다는 것이다.이는 참으로 아이러니한데, 그 이유에 대해 상세히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이 아직 내겐 없음을 마음아프게 생각한다.그 이유를 서술할 수 있을 즈음 나는 "비를 사랑하는 소금인형" 이라는 에피소드를 쓰고 있을 테고오래전부터 미루어왔던 것에 대한 나의 시도이며, 노력이기 때문이다.눈은 생각치 못한 풍경을 만들어내곤 금새 사라져 버리곤 한다.이 사진을 찍고, 불과 만 하루도 못되어서 따사로운 햇살아래서 눈은 금새 물방울이 되어버리고, 이후론 바로 하늘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1월 2일 자정즈음 서울에는 적지 않은 많은 비가 내..

No title 2004.01.04

미리 떠나는 소양강 겨울여행

작년 겨울즈음이였던가...그때는 내가 춘천에 있지 않았다.서울집에서 벽이랑 수다떨고, 종종 바닥이랑 싸우면서 살았다.그때의 내 주특기(?)이기도 한 그런 일련의 행위를 낙으로 삼으며 살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사실..가끔 그때의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힛...멋진곳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고 싶었다.아버지께 한소리 듣고, 쫄래쫄래 차를 몰고, mwc072

No title 2003.11.17

겨울 문턱에서 가을 바라보기 3

학교 수위 아저씨들이은행을 줍는다고, 한분이 은행나무 위로 올라가서 나무를 마구 흔들었어요.그리고, 한 분은 아래에서 떨어진 은행들을 주웠어요.때가 되면 떨어질텐데...때가 되면 떨어뜨려 줄텐데...왜그리 억지로 떨어뜨릴까요.누군가 나를 그렇게 흔들면,나는 참으로 어지럽고, 아플꺼같은 생각이 문득 듭니다.제 주위를 갑자기 둘러봤습니다.인위적이지 않은 것들이 없네요.그래서..사람들은 이기주의적이 되어가고,게을러져가는 것 같습니다.받으려고만 하는군요.누군가 주려고 하면,받을 생각은 하지않고,그 사람의 것을 빼앗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내가 행하는 것을당연시 생각하는 사람들...저는 그런 사람이 밉습니다.화가납니다.앞으로... 우리는 아니, 저는 더 큰 바람앞에 서야만 하겠지요?두렵지는 않지만,쓴 웃음을 짓게 ..

No title 2003.11.12

겨울 문턱에서 가을 바라보기 2

당연히 졌을꺼라고 생각했던 들꽃들을 봤답니다.왜 당연히라고 생각했을까요?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그렇게 솟아나는 혹은 지지않는 꽃들도 분명 있을텐데 말예요.오늘따라 저렇게 핀 들장미보다는뒤에 보이는 다비드 상이 유독 강하게 보이네요.조금전에 통화한다고 옥상위로 올라가서 다비드 상을 내려다 봤는데,주위에는 빗물과 떨어진 낙엽들이 주위를 감싸고, 지나가는 이 없이 조용히 켜져있는 가로등 불빛이 물든 길을 보니, 쓸쓸해지는군요.떨어지는 낙엽은 내일을 봄을 위한 것이고, 나무가 살아가기 위한 것임을...허나, 그것이 주는 느낌은.. 왜이리도 시린걸까요.오늘따라 떨어지는 비가유독 더 가까워지는 듯.. 그렇게 느껴지네요.몸 이곳저곳 잘 훝어봐야겠어요.어딘가 또, 녹아내린건 아닌지...하고... by 비를 사랑하는 소금..

No title 2003.11.12

겨울 문턱에서 가을 바라보기 1

몇일째 내리는 비로,위의 사진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나무"는 앞으로 차디찬 바람과 싸워이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겁니다.노오란 물결로 장식했던, 혹은 푸른빛으로 온몸을 감싸았던 나뭇가지의 잎들이 지금은 다 떨어져 나갔으니까요.비가 내렸습니다.그리고, 비가 내렸습니다.나에게도 비가 내렸습니다.이젠 어리석게,소금인형이 흘린 눈물로 소금인형이 녹아내리는 짓따위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그래서, 편안한 마음을 갖어봅니다.겨울아..겨울아...바람아....바람아.....오거라그리고, 불거라...by 비를 사랑하는 소금인형 비 와 연 인

No title 2003.11.12

단풍 이야기

주말...날씨가 구름한점없이 맑고 화창하다.(내일 세미나가 있다는 것을 까먹고 있음)"어디 사진이나 찍으러 가볼까~"카메라를 들쳐업고는 길을 나섰다.막상 내려가려니, 올라올일이 심심했다.저번처럼 잇몸이 탱탱하게 부어 잘 익은 과일마냥 탱글탱글했을때 나는 통증을 잊고 사진을 찍으며 병원을 갔다.그렇다고, 안아픈건 아니다.피로가 문제인지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서도몸띠 상태가 장난이 아니라는것 쯤은 나도 간파하고 있는 바이다.켈록~!목이 붓기가 가시질 않았다.(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말할것도 없이 탱탱~ 부었다. )조만간 세디스트가 되리라...이제는 침을 꼴딱꼴딱 넘기면서 느끼는 고통을 실실 가면서 즐기고 있다. 뭐..암튼...내가 뼈를 묻게 생긴 학교에 내가 쓰러질 예정으로 있는 공대앞에는 씨알터라고 불..

No title 2003.10.29

가을의 노래소리

선선해지고...가을이다 싶었다.그러더니,어느새인가 가을의 막바지로 다다르고오늘... 올해들어 최저의 기온을 자랑할것이라며뉴스에서는 난리다.현재시간 이른 6시 21분.절대로 내 실험실에서 나가고 싶은 생각이...눈꼽만큼도 없다.전기난로는 내 생명줄~오들~ 곧 겨울이 오겠지?붉타는 듯한 나무...나무...나무...들...하나둘씩 그리고, 우수수....바람에 바람에..그리고, 바람에..날려 앙상한... 가지만 남겠지?지난 주.. 주말에 사진을 찍고는 금세 많은 수의 잎사귀가 바람에 날려 떨어져 나갔다.그만큼 겨울은 빨리오겠지?점점...몸이 햇살가는 쪽으로 향한다.햇살을 바로 쳐다본다.예전처럼 눈이 부시지 않다.내 눈이 더 작아졌나? ㅡㅡa계절탓이라 나는 꾸역꾸역 믿고싶다.믿어야한다! 나는 겨울이 무지무지 좋아..

No title 2003.10.29